서교토 환상 제3화
SS/┗외계 여행기 2013. 7. 12. 20:10 |『서교토 환상 제2화』의 다음 이야기.
메리씨 차례는, 응. 언젠간 반드시 시간나는대로.
추신.
함께 일 하는 사람이 오카자키 교수를 그려 주었습니다.
린노스케 렌코 메리 유메미
「아르바이트라면, 내가 소개해 줬을텐데」
그렇게 말하며 유메미는 어깨를 움츠렸다.
그 움직임에 맞추어 붉은 망토가 흔들린다.
마술사스러운 그 복장은 이 세계, 이 학교에서는 색다르다고도 말할 수 있는 복장이었지만, 이상하게 그녀에게는 잘 어울려 보였다.
잘 보면, 여기 그녀의 연구실에는 마법스러운 도구가 몇 개쯤 보인다.
그 중에서 눈을 끄는 것은, 벽 옆에 놓여져 있는 마법 지팡이 같은 거려나.
「그만두는 게 좋아.
주인이 소개해 주는 일 같은 건 틀림없이 제대로 된 일이 아닐테니까」
치유리가 그렇게 말하며 웃는다.
그런 그녀를, 유메미는 째릿 째려본다.
「……예를 들면 조수라든지」
「너무하다구, 주인」
사이가 좋은 것 같은 두 사람을 보고, 린노스케는 쓴웃음을 짓는다.
「호의는 고맙지만, 역시 전부 응석부리는 것도 좀 그러니까 말이야.
게다가 찾는 것도 공부라는 것 같아」
「어머, 그 애가 말하는 건 듣는거야?」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움츠리는 린노스케.
유메미는 치유리로부터 시선을 떼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흐응, 뭐 좋아.
당신이 받아 들일 마음이 생긴 것만으로도 이쪽은 큰 도움이 되는 걸.
그 애한테 감사해」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거래야」
「응, 당연히 그래야지」
그녀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책상안에서 종이 다발을 꺼낸다.
「자 이거, 당신에게 줄게.
이 다음 건 또 다음 기회에 주지」
유메미로부터 받은 종이 다발에는, 『5분으로 알게 되는 초등 학문』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녀가 말한 초등교육을 한데 모아 놓은 것일 것이다.
「일부러 인쇄해 준건가?」
「응. 당신, 이쪽이 취향이잖아?」
대충 훑어보니, 과연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마치, 언젠가 이런 상대와 만날 것을 예상하고 있던 것처럼 준비가 좋았다.
신경은 쓰였지만, 굳이 파고들진 않는다.
그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걸로 된 거겠지.
「그치만 정말로 5분으로 알 수 있을까?」
「뭐, 무리겠지」
유메미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옆으로 젓는다.
「요점은 언령이야.
실제로 5분은 가지 않더라도,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 보다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어때?」
「음, 마음에 들었어」
「그 말을 들으니 자신이 생기네」
실로 린노스케 취향의 생각이었다.
없는 것은 없다고 내건 향림당과 통하는 면이 있을 것 같다.
……궤변이라고 한다면 그걸로 끝이지만.
「그래서, 난 뭘 하면 되지?」
「그렇네……어느 걸로 할까.
역시 제일 처음이니까. 「이건!?」같은 반응을 보여주는 녀석으로 해야겠지.
그렇다면……」
유메미는 벽의 일각으로 걸어가, 고민한다.
거기에는 어제까지는 없었던 것이 분명한 종이의 산이 있었다.
……저게 모두, 그녀의 이론인 걸까.
「아~아, 완전히 스윗치 들어갔구만」
치유리의 한숨이 들려 왔다.
혹시 접근해선 안되는 영역이었을지도 모른다.
때는 이미 늦었지만.
「정했어. 달로 하겠어」
종이 다발을 하나 빼내, 유메미는 돌아왔다.
그것을 그대로, 린노스케에게 내민다.
「달이라고?」
「응. 저기 모리치카, 거기에도 쓰여 있지만, 광합성의 원리라고 알고 있어?」
「광합성이라면……식물의 광합성 말인가?」
그 말을 듣고 떠올려 낸다.
확실히 그 얘기는 옛날에 읽었던 적이 있었다.
「빛을 흡수해 산소를 토해낸다, 였던가?」
「응 맞아, 엽록체는 그 이름처럼 대부분이 녹색으로 되어 있어.
예외도 있지만 말이지」
거기까지 말하고 그녀는 말을 한번 끊는다.
「그럼 왜, 녹색을 하고 있는 걸까?」
「그건……」
녹색이 될만 하니까 된 게 아닐까.
물건에는 각각 의미가 있으니.
……하지만 그걸 말하기엔,조금 망설이게 된다.
유메미는 말을 못하는 린노스케를 보고, 빙긋하고 웃는다.
「정답은 말이지, 녹색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야」
「응?」
「다른 파장의 빛은 흡수되어 광합성에 사용돼.
녹색 파장의 빛은 흡수되지 않고, 반사되지.
그 빛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식물은 초록으로 보이는 거야.
뭐, 빨강이든 노랑이든 같은 거지만.
과학적으로 치면 말이지」
유메미는 연구실의 창문으로부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직 낮이기 때문에, 달은 떠 있지 않았다.
「저기 말야, 만월의 밤은 범죄가 증가한다는 통계 알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전부터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 관계가 있는 요괴는 많잖아」
제일 유명한 건 늑대 인간이려나.
린노스케의 뇌리에, 마을의 수호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달의 요정이나 붉은 달의 흡혈귀도.
「그게 달빛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달이 필요 없어서 버린 더러움이 지상에 쏟아지고 있는 거라고 한다면?」
마치 연설을 하듯이, 유메미는 손을 벌렸다.
「그럼 달이란 도대체 뭘까.
지상에 더러움을 쏟아내고 있다는 건, 달에는 더러움이 전혀 없다는 게 돼.
마치 더러움을 싫어하는, 신의 나라……그럼,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
웃는 유메미의 옆에서, 치유리가 팟하고 얼굴을 들었다.
「……아, 자고 있었다구」
듣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깨를 움츠리고 계속 말한다.
「요약해 설명했지만, 대체로 그런 게 써 있어.
읽고 의견을 들려줬으면 해」
덤으로 종이와 펜을 건네줬다.
"이쪽이 쓰기 쉬울테니까" 라며.
이것도 전부 예상대로일 것이다.
「쓸 수 있는데 까지만 써도, 상관없어」
「알았어, 오카자키 교수」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인 린노스케는 등을 돌린다.
이후에 오후 수업이 있다. 그다지 길게 머무를 순 없다.
「묘하게 마음에 들었나 보네. 큰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적당히 상대해줘」
「뭐, 이 정도라면 상관없어」
치유리의 머리에 퐁하고 손을 두고, 린노스케는 방을 떠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배웅하며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저기 주인, 어째서 난 애 취급 당하고 있는 거지?
교수 조수는 학생보다 훌륭하잖아?」
「글쎄」
매우 기분이 좋은 유메미는, 조수의 말을 시원스럽게 무시했다.
「그럼 결국, 교수가 가르쳐 주게 된 거구나」
「응. 요약하자면 말이지」
교토의 밤길을, 렌코와 함께 걷는다.
린노스케의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토라진 것처럼 입술을 삐죽인다.
「내가 가르쳐 준다고 했건만……」
「너에게 너무 신세지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게다가 역시 본직한테 배우는 편이 빠를테고.
그래야 아르바이트의 시간이 잡히잖아」
「그럼 나를 위해서라는 거?
……그렇다면 용서해 줄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미소를 띄운다,
바로 방금전에 오늘 아르바이트가 끝났다.
근면하고 정신적으로 풍부한 국민성을 중시하는 이 교육기관은,
단기의 아르바이트도 풍부하게 모집하고 있었다.
그리고『뭐든지 해 보자』라는 렌코의 말을 실행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즉 모집 게시판의 제일 위에 있는 걸 해본다는 것이다.
물론 별로 그녀에게 맞지 않은 일들도 있었지만, "린노스케군과 함께라면 뭐든지 즐거워" 라는 것 같다.
「근데, 완전히 늦어 버렸네∼」
밤길이라고 해도, 제대로 정비된 통로다.
위험은 없고, 요괴가 나올 일도 없다.
「그래.
정리 끝내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으니까……」
린노스케는 그렇게 말하고, 조금이지만 낙담했다.
「뭐야, 아직도 주눅든 거야?」
재밌다는 듯이, 렌코가 웃는다.
「그렇지 않아」
고개를 젓는 린노스케.
이래뵈도 향림당의 점주이다.
접객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오늘 간 찻집에서의 아르바이트중, 웨이터를 하고 있던 중에 주방 담당으로 돌려졌던 것이다.
……짐작 되는 것은 몇 개쯤 있지만.
「뭐, 누구든 실패는 있어. 신경쓰지마 신경쓰지마.
게다가, 린노스케군을 뒤로 돌려 달라고 부탁했던 건 나니까……」
「응? 뭔가 말했나?」
「아무것도 아냐.
커피맛 칭찬받았으니까 오히려 그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고?」
그러고 보니, 여성 손님이 말을 걸어 올 때 렌코가 뭔가 말하고 싶다는 듯이 봐 왔다만.
……뭔가 관계가 있는 걸까.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지만.
「메리는 벌써 돌아와 있을 시간이려나?」
「글쎄, 최근 늦으니까 말이지」
처음엔 메리도 권하려고 생각했지만, 다른 아르바이트가 바쁘다며 거절당했던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메리의 아르바이트,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그래?
뭐 그녀에게도 여러가지로 사정이 있겠지」
그렇게 말하며 린노스케는 어깨를 움츠렸다.
아마 환상향과 관계된 일일 것이다.
양다리 생활이라는 것도 꽤 큰일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지금 몇시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PDA를 꺼내려고 했더니, 옆에서 말이 들려온다.
「20시 12분 37초」
그 말을 듣고 뒤를 돌아보자, 렌코가 모자 양끝을 아래로 깊숙히 눌러 쓰고 있었다.
「상당히 정확한 시계구나」
모자를 깊게 쓴 탓에 시야가 나빠 졌는지, 걷는 속도가 조금 떨어진다.
그녀에게 맞추어 린노스케도 속도를 떨어뜨린다.
두 사람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 진다.
「그래, 정확해.
이 하늘의 달과 별은 말이지」
그 뒤로 그녀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린노스케는 아무 말 없이, 단지 계속 걸어간다.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기해. 얼마든지 기다려 줄테니까, 라고 말하듯이.
……잠시 후, 결심한 듯이 렌코가 입을 열었다.
「별을 본 것만으로 지금의 시간을 알 수 있고, 달을 본 것만으로 지금 있는 장소를 알 수 있어.
그게 내 능력. 내 눈」
메리……유카리와 함께 있는 거니,
평범한 인간은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과 공간.
메이드나 사신의 모습을 떠올려 낸다.
「……과연 그렇군」
크게 한숨을 내쉬는 린노스케.
렌코의 몸이 움찔하고 흔들렸다.
……마치, 무슨 소릴 들을지 두려워 하듯이
그렇다고는 해도.
오늘은 꽤나 달과 인연이 있는 날이군, 그렇게 린노스케는 쓴웃음을 짓는다.
「시계도 필요없으니, 편리하잖아」
「나는 싫어. 이 능력.
편리하기 때문에, 무심코 사용해 버리긴 하지만」
"메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었으니까 말이지" 그렇게 덧붙인다.
「그치만 난 언제나 여기에 있어.
낭만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밤하늘을 봐도 언제나……있는 건 현실뿐」
그렇게 말하며 렌코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치, 별을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우주라면, 이 능력도 바뀌진 않을까 해서 말이야.
혹은, 환상의 세계라면……」
――그렇지 않으면 역시 여긴 달표면이라고 나오는 걸까나.
렌코는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고개를 젓는다.
「그치만,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이 능력 덕분이기도 하니…….
……기분 나쁘지, 이런 나」
말하고 싶었던 말을 다 했는지, 렌코는 그 뒤로 입을 다문다.
린노스케는 말을 고른 후, 살그머니 중얼거린다.
「그럼 나도, 기분 나쁜 거려나」
「에?」
놀라는 렌코를 보고, 조금이지만 웃어 보였다.
「나한테도, 도구의 명칭과 용도를 알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있어.
너의 눈동자와……비슷한 걸지도 모르지」
「……편리하지 않아 보여.
어라,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는 렌코.
린노스케가 기계를 그다지 잘 조작 할 수 없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래, 유감스럽지만 사용법까지는 몰라」
말과 함께, PDA를 꺼낸다.
용도가 너무 다양화되어 있어, 린노스케의 능력으로도 짜내지 못한다.
「뭐야 그게, 이상해」
웃는 그녀에게, 린노스케는 어깨를 움츠려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능력이 마음에 들어.
도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얻은 거라고 생각하니까 말이야.
혹시, 너도……」
그 이상은, 굳이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로도 충분했던 것 같다.
「확실히, 우주는 좋아하지만 말이야」
조금이지만 곤란하다는 듯이 그녀는 한숨을 쉰다.
그렇게 간단하진 않겠지.
하지만.
「그치만, 고마워, 린노스케군.
뭐랄까 얘기했더니 속이 시원해 졌어」
렌코는 린노스케를 올려다 보며 미소지었다.
혹시, 쭉 마음에 걸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아, 한가지 대발견」
린노스케 옆에서, 어깨를 서로 기대듯이 해.
「비록 밤하늘이라도, 린노스케군의 얼굴을 올려다 보고 있으면 행복한 기분이 될 수 있어」
팔장을 끼고 렌코는 웃었다.
그 말처럼, 행복한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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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메리에게도 제발 자비를...
[출처] 人生道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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