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토 환상 제4화
SS/┗외계 여행기 2013. 7. 12. 20:11 |『서교토 환상 제 3화』의 다음 이야기.
이 이야기의 유메미 교수는 구작 이전입니다. 즉 학회 추방전.
린노스케 렌코 유메미
처음 본 순간부터, 싫은 예감이 들었었다.
그리고 싫은 예감이라는 것은 적중하기 마련이다.
「말했잖아? 아르바이트라면 내가 소개해 준다고」
의뢰주와 근무지를 본 시점에서 돌아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룰은 룰이다.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비록 우연히 선택한 아르바이트 내용이, 오카자키 교수의 실험의 심부름이었다고 해도.
「당신들의 행동 패턴이지?
둘이서 할 수 있는, 제일 위에 표시되어 있던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건」
「……린노스케군?」
렌코가 느긋하게 린노스케를 돌아 보았다.
눈이 무섭다.
굉장히 무섭다.
아마, 린노스케가 그녀에게 뭔가 전한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는 거겠지.
「괜찮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조사하면 바로 알 수 있어, 그것뿐이야.
오랜만이지, 우사미씨?」
「예, 오카자키 교수. 이쪽이야말로――」
그렇게 말하고, 렌코는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째릿하고 린노스케에게 시선을 보낸다.
「저희 린노스케군이 신세를 지고 있는 것 같군요」
저희를 강조해서.
그 말에, 유메미도 인사를 돌려준다.
「당신에 대한 것도 그로부터 들었어.
모리치카의 친구라는 것 같네」
친구를 강조해서.
「후후후」
「우후후」
둘이서 상냥하게 미소를 주고 받는다.
외관상은.
「……춥다구」
「감기니? 조심하는 편이 좋아」
「……둔하다구」
떨고 있는 치유리는, 린노스케의 말에 깊숙이 한숨을 내쉰다.
「받아들인 이상 하긴 하겠지만……」
모르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
린노스케는 어깨를 움츠리고, 입을 연다.
「이런 간섭은, 이걸로 끝내줘」
「응, 물론 그럴거야」
유메미는 고개를 끄덕이고……한 걸음, 린노스케에게 다가간다.
「다음부터는, 개인적으로 부탁할테니까」
「……어라 유감이군요.
저와 린노스케군은 언제나 함께라서.
저도 따라 오게 됩니다만」
비집고 들어온, 렌코가 끼어든다.
「……춥군」
어디선가 온 한기에, 린노스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기조절은 완벽할 텐데.
「그래서, 실험이란 게 뭡니까?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습니다만」
「성급하구나.
그 편이 얘기가 빠르니 좋긴 하지만.
우선 앉아」
유메미에게 자리를 권유받은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았다.
치유리가 케이크를 나눠준다.
대접할 생각은 있는 거겠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피험자가 되어 줬으면 해」
「실험의 심부름이 피험자라는 건가?」
「그래. 전이 장치를 개발중이야」
유메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벽으로 시선을 옮긴다.
저기에 있는 것이 그 전송 장치인 것같다.
……확실히 린노스케의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단지, 움직일지 어떨지는 다른 문제지만.
「전이……위험하지 않나요?」
「괜찮아, 치유리로 실험은 끝냈으니까」
이 세계에서도 전송 장치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 같다.
렌코가 놀란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성공은 하지 않았지만」
「지금 불길한 말 하지 않았나요?」
렌코의 말에, 유메미는 고개를 젓는다.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문제 없어.
융합해 버릴 일은 없으니까」
「뭡니까, 그게」
「머나먼 옛날에 그런 영화가 있었지만……뭐 그건 됐어」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던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 것 같지만, 기분을 고쳐 그녀는 말을 계속한다.
「어쨌든, 필요한 건 두 사람 분의 관측 데이터야」
「스스로는 할 수 없나?」
「실험은 관측이 무엇보다 중요해.
우사미씨라면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거야, 뭐」
「그럼 정한 거지?」
고개를 끄덕이는 렌코를 보고, 유메미는 이겼다는 표정을 띄웠다.
물리학자끼리, 서로 통하는 게 있는 걸까.
본인은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 같지만.
「자 자, 들어가 들어가」
치유리가 장치의 안으로 등을 민다.
「좁지만, 신경쓰지 말라구」
「관측하는 공간을 최소한으로 한 것으로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요구해.
결코 예산을 줄이려고 한 건 아니야」
변명이 괴롭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린노스케는 말로 하지 않고, 입을 다문다.
그 이상으로 신경 쓰이는 일이 있던 탓이기도 했다.
「정말 좁네, 린노스케군」
「아, 아아」
그 말대로, 장치안은 정말로 좁았다.
렌코는 린노스케의 가슴에 손을 대는 것 같은 모습으로 들러붙어 있지만, 어떻게 생각해 봐도 두 사람 분의 넓이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좁은 실내, 렌코의 머리카락의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키 차이로, 렌코는 린노스케의 얼굴을 올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 팔……둘러도 돼」
「…………」
렌코의 등이 벽에 꽉 눌리고 있는 것 같다.
린노스케는 순간 우물쭈물한 뒤……느긋하게 팔을 뻗었다.
거기에 응하듯이, 렌코도 린노스케 등뒤에 손을 두른다.
꼭 껴안은 것 같은 모습이 되어, 숨소리와 고동 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응……」
렌코가 느긋하게 눈을 감고…….
「자 종료, 나와도 된다구」
치유리의 말에, 당황해서 밖으로 나온다.
심호흡 심호흡,
「……빠르군」
「그렇네」
유감스러운 듯한 렌코의 목소리.
……어쩐지, 얼굴을 맞대기 힘들다.
「으~응, 뭐가 안되는 걸까……」
바깥 경치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
전이 장치였을 텐데.
애초에, 어디로 전송 할 예정이었는지도 듣지 않았다는 걸 이제 와서 깨달았다.
「수고했다구」
「어떻게 된 거야?」
「보는 대로야」
치유리는 유메미에게 시선을 보냈다.
언짢은 얼굴로 데이터를 조사하는 교수의 모습.
그것만으로도, 실패했다는 걸 이해 할 수 있었다.
「유감이네」
이래저래 렌코도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깨를 움츠리며 장치를 돌아 본다.
「성공하면, 달까지 무료로 갈 수 있진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운좋게 갈 순 없는 거겠지」
렌코는 한숨을 쉬며 시선을 유메미에게 돌린다.
「교수는 어딘가 목적지가 있었나요?」
「응? 아아, 그렇네. 나는 환상향에 가고 싶었달까……」
「……에?」
무심코 린노스케는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깨닫지 못한 것 같다.
다행이라는 듯이 평소의 표정을 되찾는다.
「뭔가요, 환상향이란 게」
「마법이 당연하다는 듯이 존재하는 세계라는 것 같아」
「마법?」
「그래. 마력의 존재를 증명하는데, 그 이상의 타겟은 없어!」
열, 중력, 전자기력, 원자간력.
모든 에너지는 같은 것이라는 통일 원리.
유메미는 통일 원리에 들어맞지 않는 힘……마력이 존재한다고 학회에 발표해,
비웃음 당했던 적이 있다고 전에 치유리가 가르쳐 주었다.
아무래도 일부에선 유명한 이야기라는 것 같다.
물론, 이 세계에 온지 얼마 안된 린노스케는 몰랐지만.
「흐응. 린노스케군, 알겠어?」
「……조금은」
갑자기 말을 걸어 왔기에 린노스케는 애매하게 수긍한다.
마력의 존재……렌코는 믿지 않는 것 같다.
「이론은 되어 있어.
뭐가 부족한 걸까」
「시간과 공간……이라」
유메미의 말에, 린노스케는 상념에 빠진다.
시간이라는 말에, 홍마관의 메이드장 모습이 떠오른다.
그녀는 확실히…….
「루나·다이얼……」
「무슨 말 했어?」
린노스케의 중얼거림에, 렌코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나 유메미에게는 확실히 들렸던 것 같다.
「달……그래, 공간과 시간은 같은 연장……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달을 기준으로 해서……그래」
홀린 듯이, 유메미는 뭔가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일어나, 두 사람을 돌아 본다
「고마워, 어떻게든 희망이 보일 것 같아!
보수는 불입해 둘테니까, 다음에도 잘 부탁해!」
그걸로 얘기는 끝났다는 듯이 린노스케와 렌코는 연구실로부터 쫓겨났다.
하지만 그것도 평소에 자주 있던 일이겠지.
「다음에도 잘 부탁하겠다구」
치유리에게 배웅 받으며 두 사람은 연구실을 떠나갔다.
「이상한 사람」
「그것에 관해서는, 동의해」
학교의 카페 테라스에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전에 케이크를 한턱 낸다는 약속을 했지만 자꾸 지연되었기 때문에, 이 기회에 하게 되었던 것이다.
「쭉 그 교수가 있는 곳에 가고 있던 거야?」
「신세 지고 있으니까」
「흐~응……」
왠지 불쾌하다는 듯이, 렌코가 린노스케를 응시한다.
이럴 때는 어설프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잠시동안의 교제로, 린노스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다.
이윽고 렌코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 수중의 케이크에 손을 뻗는다.
「아, 이거 맛있다」
미소를 짓게 된 그녀를 보고 린노스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단맛은 마음을 누그러트린다.
……이렇게까지 사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린노스케군도 먹으면 좋을텐데」
「단 건 좀 전에 먹었으니까」
커피를 마시면서, 린노스케는 고개를 젓는다.
연구실에서의 케이크를 그녀는 완식했었다.
즉 렌코는 2개째라는 것이 된다.
「단 건 머리의 영양이 돼.
나 같은 두뇌 노동파에겐 필수라는 거지」
「틀리진 않지만……」
그렇다고 과식해도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적절한 양 자체가 알 수 없어서 뭐라 말할 수 없다.
「…………?」
문득, 린노스케는 시선을 느껴 뒤돌아 보았다.
하지만 기분탓이었는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다.
「저기, 린노스케군. 잠깐 입 좀 열어 봐」
「응? ……읍」
부르기에 다시 고개를 돌린 린노스케의 입에, 포크가 밀어넣어졌다.
「어때, 맛있어?」
「갑자기 무슨 짓이야, 렌코」
입 안에 퍼지는 단맛을 당황해서 삼킨다.
그런 그에게, 렌코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마지막 한입이었으니까, 제대로 맛봐」
「너무 갑작스러워서 맛따윈 알 수 없었다고」
고개를 옆으로 젓는 린노스케.
포크가 박히거나 하면 어쩔 생각이었던 걸까.
물론, 그근처도 생각하고 한 일이겠지만.
「게다가 내가 한턱 내는 거니까, 전부 네가 먹어도……」
「린노스케군과 함께가 아니면 맛의 감상을 말할 수 없잖아?
그럼 함께 온 의미가 없잖아」
「……그런 걸까」
「그런 거야」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고 린노스케는 어깨를 움츠린다.
그것을 항복의 표시라고 받아 들였는지, 렌코는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니까, 맛을 확인하기 위해서 또 한개, 응?」
「내가 내는 거야?」
「물론」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고 쓴웃음을 띄우는 린노스케.
뭐, 예상 이상으로 바이트비도 나왔으니 그것도 상관없겠지.
그런 게 아니더라도…….
「저기요~, 이거하고 이거하고 이걸」
「너무 주문하잖아」
「됐어. 단 건 다른 배 다른 배」
「단 것 밖에 먹지 않았잖아」
그녀를 위해서라면, 별 문제도 아닐지도 모른다.
렌코의 미소를 보면서, 린노스케는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녀와 함께, 케이크를 맛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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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기를 넘어 등장조차 안하는 메리...
[출처] 人生道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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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니야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