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마시는 방법
SS/道草씨 작품 2013. 7. 12. 19:48 |레이무에게 녹차를 전부 빼앗겨 곤란해 하는 린노스케.
그 때 나타난 것은 홍마관의 메이드였다.
린노스케 사쿠야
입구의 벨이 소리를 낸다.
손님이 왔다는 신호――이지만, 린노스케는 신경쓰지 않고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일이란 펼친 책과 티컵.
「있어?」
「여, 어서와」
린노스케는 목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얼굴을 들었다.
질이 나쁜 단골 이라면 몰라도, 제대로 된 단골손님을 놓칠 수는 없다.
애초에, 그 단골 덕분에 현재 조금 기분이 안좋지만.
「어머, 홍차야?」
단골손님……사쿠야는 린노스케가 손에 든 것을 보고, 목을 기울인다.
린노스케는 녹차, 혹은 술이라는 이미지가 그녀 안에 있기 때문에 가볍게 위화감을 느꼈다.
「아아. 레이무가 찻잎을 전부 가지고 가서 말이야」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말하는 린노스케.
정말이지, 차를 좋아하는 건 레이무만이 아니건만.
「그래서, 홍차를?」
「여기는 무사했으니까……. 홍차를 끓인 건 오랜만이야. 괜찮다면 너도 마실래?」
「사양해 둘게요」
사쿠야는 소쇄한 미소를 짓는다.
이 완벽한 메이드가 손님으로 와서 내온 물건을 거절하다니 드물다,
린노스케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곧바로 그 의문은 해결됬다.
「으……」
「맛 없지?」
아무래도 사쿠야는 본 것만으로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린노스케는 우거지 상을 쓰면서 홍차를 단숨에 들이킨다……즐거운 듯이 미소짓고 있는 사쿠야의 얼굴을 원망하듯 응시했다.
「알고 있었다면 가르쳐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알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던 거예요. 차의 등급은 그럭저럭, 하지만 끓인 사람의 실력이 나쁘면……」
「귀가 따갑군」
아휴, 하고 린노스케는 책을 덮는다.
「뭡니까? 그거」
「아아, 바깥 세계의 책이야. 홍차에 대해 여러가지 쓰여 있었으니까 흉내내 봤지만……」
「잠깐 실례할게요」
다음 순간, 책은 사쿠야의 수중에 들어가 있었다.
사쿠야의 능력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일일이 반응하지 않지만, 내심 상당히 놀랬다.
「……과연」
「뭘 알았다는 거지?」
「이거 꽤 상급자전용의 책이야」
「상급자, 인가. 곤란하군, 아마추어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홍차를 마신 건 몇 십년이나 전의 이야기다.
아마추어라고 말해져도 부정은 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엔 뭘 찾는 거지?」
「응, 뭔가 재밌는 거라도,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쿠야는 말을 끊고, 수중의 책을 내몄다.
「이 책을 받을게」
「과연, 상급자라는 건가. 하지만……」
「대금은 홍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 으로 어떨까?」
흠, 하고 린노스케는 제안에 대해 생각해 본다.
확실히 맛있는 홍차를 마실수 있다면 저 책은 필요 없어진다.
읽을 거리로는 꽤 흥미로웠지만……비슷한 책이라면 몇개쯤 있다.
게다가, 스스로의 취미 기호가 증가한다는 것은 금전으로 바꿀 수 없을 정도의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
「조건이 있어」
「뭔데?」
「내가 홍차를 끓일 수 있게 된다면, 찻잎을 좀 나눠주지 않을래?」
「어머, 팔 만큼 있는 거 아니었어?」
「여기는 고물상이야. 찻집이 아니야. 조금 있긴 있지만, 품질이……」
기호품 중에서도 고급품이라는 것은 좀처럼 무연총에 흘러 오지 않는다.
망각과는 인연이 먼 존재라는 것은 훌륭하지만, 린노스케에게 있어서는 조금 곤란하다.
「그 점에 비하면 홍마관의 물건이라면 안심이잖아?」
「……그렇네. 알겠습니다」
사쿠야의 승낙에, 린노스케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과연 방금전처럼 맛없는 걸 계속 마실 수는 없다.
「그럼 빨리 시작해볼까요. 찻잎은 아직 있죠?」
「응, 있지만……. 이 등급으로 괜찮을까?」
「예, 상관없어요」
사쿠야는 생긋 웃고.
「어차피 몇번이나 실패할 테니까. 게다가 같은 찻잎 쪽이, 맛의 차이가 명확하잖아?」
홍차 넣는 법은 책으로 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사쿠야의 방식은 조금 달랐다.
이것이 홍마관식인건지 그녀 개인의 방법인건지는 모르겠지만.
「홍차를 끓이는 기술적인 패턴은 조금 전 설명했던 대로입니다.
앞으로는 각자의 취향에 맞추어, 설탕이나 밀크, 잼……당신이라면 술을 좀 넣는 것도 괜찮을지 모르겠네」
「술인가」
「응, 브랜디 같은 게 일반적이려나」
사쿠야의 강습을 받아 린노스케는 재빨리 홍차에 챌린지하게 되었다.
양, 온도, 뜸 들이는 시간…….
사쿠야 가라사대, 시간을 재는데 시계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지만,
린노스케가 할 수 없는 곡예이므로 회중 시계의 초침을 노려보는 것도 잠시.
「좋아, 이제 됐겠지」
「……응. 처음치고는 그럭저럭, 일려나. 뭐, 내가 가르쳤으니까……」
테이블에 앉아, 자랑스러운 얼굴을 하는 사쿠야에게 쓴웃음 짓는 린노스케.
그녀로부터 가르쳐 받은「기본」을 사용한 홍차는 만들 수 있었다.
앞으로는 린노스케의 취향에 맞추어 넣을 때마다 조금씩 바꾸어 가면 된다.
그게 가능한 것도, 차의 매력이기 때문에.
「그럼 한번……」
「기다려」
컵을 드려는 손을, 사쿠야가 멈춘다.
「우선은 시각으로, 다음은 후각으로. 눈으로 홍색을 즐긴 다음에……」
「과연」
린노스케는 재차 컵을 들어 올려 코끝에 갖다대고 느긋하게 눈을 감는다.
깊은 홍차의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확실히, 홍차도 나쁘지 않다.
「응……? 으뭇……」
「응……」
갑자기 컵이 누군가에게 빼앗긴 순간, 목 안쪽을 뜨거운 액체가 통과한다.
놀라 눈을 뜨자, 사쿠야의 긴 속눈썹이 거기에 있었다.
입술에 느껴지는 감촉은, 역시 입술.
덤으로 혀를 요염하게 얽혀온다.
……홍차 맛의 키스는, 모두 그녀의 타액으로 씻어 흐르게 될 때까지 충분히 계속되었다.
「잘 먹었, 습니다」
「…………」
린노스케가 말을 하는 것보다 먼저, 사쿠야가 입을 연다.
「어떻셨나요? 처음 마신 홍차보다 맛있었죠?」
기죽지도 않고 미소짓는 사쿠야에게, 린노스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계속 고민한다.
「마지막 레슨입니다. 홍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예요」
그 말만 남기고, 그녀는 홀연히 사라졌다.
그 책도 함께 사라진 걸 보면, 시간을 멈추고 돌아간 것 같다.
「……곤란하군……」
린노스케는 아직 감촉이 남아 있는 입술에 티컵을 댄다.
……홍차의 향기와 함께 생각나는 것은 좀전의 기억.
설마 이게 그녀의 목적이었던 걸까…….
「…………」
문득, 입구에 사람 그림자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쩐지 신체가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분명 기분탓일 것이다.
린노스케는 힘껏 미소를 띄워 떨리는 목소리로…….
「어서오세요, 향림당에 오신……」
「―읏……!!!」
「사쿠야―? 무슨 일이야, 돌아오자 마자 침대에 기어들어가 파닥파닥 거리기나 하고……」
「자, 작은 아가씨!? 보고 계셨습니까?」
「응, 파츄리가 잠깐 용무가 있다길래……왜 얼굴이 빨개?」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아무것도. 그럼 저는, 그 용무라는 것을……」
「흐응……」
평상시와 다른 모습의 메이드에게, 프랑은 툭하고 중얼거렸다.
「왠지 그 가게 냄새가 나」
「!?」
「저기―저기―, 무슨 일 있었어? 어쩐지 사쿠야가 평상시와 다른 건 그 때문이야? 무슨 일 당했어?」
「아니요 그……」
「뭔가 당한 거라면 내가 보복을……」
「아니요! 이건 부끄럽기 때문에 랄까 기쁘기 때문이랄까……」
「기뻐? 어째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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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린 좋구나.
[출처] 人生道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