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인간과 요괴와
SS/はみゅん씨 작품 2013. 7. 12. 19:33 |――어느 여름날, 나는 오랜만에 물건을 구하러 무연총으로 향했다.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었으므로 시원한 날을 선택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데도 여름의 태양은 반짝반짝 빛나며 내 체력을 빼앗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가게에 얌전히 있는 게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군……」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도 벌써 몇 번째일까.
목덜미에 붙인˝해열시트〃라는 물건이 없었다면, 벌써 힘이 다해 쓰러졌을 것이다.
이것은 이전에 매입했던 물건이지만, 실로 훌륭한 물건이어서 차게 하고 싶은 여러곳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열을 빨아 들인다.
효과가 대여섯 시간이나 지속 된다는 점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놀랄 만한 것은 그 메카니즘일 것이다.
차가워지는 것, 냉기를 발하는 것이라 하면, 맨 먼저 떠올리는 것은 얼음이다.
하지만 이 해열시트에 사용되고 있는 것은, 반액체 물질인 젤이다.
주위에 익숙한 것이라면 곤약이 있겠지.
이것들은 손대면 확실히 서늘하지만, 이 해열시트처럼 열을 냉각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 어떻게 냉각 효과가 생겨나는 걸까? 나는 이것이 단순한 물질이 아니고, 마력이 부가된 것이라 생각한다.
젤에 마력을 가진 것――그렇다, 슬라임이다.
슬라임이란 마계에 생식한다고 말해지는 마법 생물로, 점성이 높은 액상의 신체를 가지고 있다.
마법 생물, 이라고 해도 슬라임은 하위의 존재이며, 마법 실력이 않좋은 사람이라도 쉽게 사역할 수가 있다.
이 슬라임을 재료로서 사용해, 해열시트를 만든 것이겠지.
「바깥 세계에 마법은 이미 쓸모없게 되었다고 들었지만……의외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군……음?」
언젠가 방문할 바깥 세계를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목적지에 간신히 도착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그 곳은, 변함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시끄러울정도로 주위에 울려퍼지고 있던 벌레소리도, 여기에서는 희미하게 들리는 정도다.
그 분위기 때문인지, 약간 기온이 내려간 것처럼 느껴진다.
「이대로 정말로 시원해진다면 좋겠지만……」
덥다고 생각하면 더 덥다, 라고 자주 말하지만, 더운 것은 역시 더운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머리부터 마음껏 물을 끼얹고 싶지만, 공교롭게 가까운 곳에 있는 물가는 삼도천 밖에 없다.
이 강에서는 몸이 뜨는 일이 없다고 하므로, 무심코 다리를 담그면 눈 깜작할 새에 저세상행이다.
나로서는 아직 죽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군자는 위험을 자초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빨리 물건을 손에 넣고 돌아가는 편이 좋겠어.
그렇게 판단한 나는, 더위와 피로로 소모된 신체에 채찍질 하며 주위의 탐색을 개시했다.
……
…………
……………………
「흠, 이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군」
그로부터 반각 후, 나는 등에 맨 바구니에 차례차례로 수확물을 던져 넣는다.
오랜만에 방문했기 때문일까, 이번엔 어느때와 다르게 풍작이다.
여태까지의 피로도 완전히 사라지고, 나는 타인에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음 물건에 손을 늘렸을 때――
――말랑.
「…………음?」
지금까지와는 확실하게 다른 감촉.
마치, 피부 같은…….
「라니, 정말로 사람……이 아니고 요괴인가」
내 손 끝에 있는 것은, 지면에 누워 있는 어린 풍모의 소녀였다.
등과 후두부로부터 선명한 색의 날개와 작은 뿔이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 얼굴을 나는 본 적이 있다.
「……"비노이만형 컴퓨터의 미래"」
그건 이전에, 레이무가 요괴로부터 강탈해 나에게 가지고 온 책의 이름이었다.
그 직후, 전의 소유자였던 것 같은 이 소녀가 습격 해서, 이번엔 마리사에게 도리어 당했던 것이다.
「아, 우으……」
꾸욱 눈을 감은 요괴 소녀가 작게 신음한다.
어쩌면, 내가 밀어 넘어뜨린 건 아닐까――그 생각과 가능성을 곧바로 머리속에서 배제한다.
손을 뻗었을 때 그다지 힘을 담지 않았으니 이 소녀는 처음부터 쓰러져 있었을 것이다.
잘 보니, 소녀의 얼굴은 부자연스럽게 붉고 숨도 난폭하다――열사병의 증상이다.
주위에 책이 흩어져 있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그녀도 나와 같은 목적으로 여기를 방문한 것 같다.
그러나, 그녀가 몸에 입고 있는 옷은 많은 장식이 달린 밖의 세계에서는 고스로리라고 말해지는 옷이다, 과연 환기성이 나쁠 것 같은 옷이다.
환기성이 나쁜건 내 옷도 상당하지만, 거기에 더해 그녀의 옷은 열을 흡수하기 쉬운 흑색이다.
이대로 더운 여름 날씨에 나오면, 열사병이 걸리는 것도 당연하잖아.
「이런이런, 어쩔 수 없군……」
이래보여도 상대는 요괴.
내버려둬도 별일은 없겠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
게다가, 주위에 흩어져 있는 책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그녀는 다양하게 책을 모으고 있는 것 같다.
혹시, 나는 물론이고 홍마관의 대도서관에도 없을 것 같은 귀중한 서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비노이만형 컴퓨터의 미래 건도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다면, 여긴 빚을 만들어 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그렇게 타산적인 생각을 하며, 나는 허리에 달린 가방으로부터 예비 해열시트를 꺼냈다.
그것을 그녀의 이마에 붙이고, 가방에서 같이 꺼낸 물통을 그녀의 입에 맞혀 물을 먹여 준다.
일사병의 대처는, 냉각과 수분 보충이 기본이다.
「읏차……」
하지만 이대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나는 주위에 흩어져 있는 책을 바구니에 던져 넣고, 그녀의 무릎 뒤와 등뒤에 팔을 돌린다.
그리고 느긋하게 들어 올려 나는 무연총을 뒤로 했다.
* * *
「으, 으응……」
요괴 소녀가 눈을 뜬 것은, 향림당에 돌아오고 나서 반각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상반신을 일으킨 소녀는 멍한 표정으로 주위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내 존재를 깨닫자 팟하고 눈을 부릅 떳다.
「아ㅡ앗! 넌 그 때의 청흑! ……하우」
과연 기억하고 있었는지, 기세 좋게 나를 가리켜 외치는 소녀.
그러나 다음 순간, 홱 자세를 바꾸어 다시 이불에 쳐 박힌다.
증상은 가벼웠다고 말할 수 있지만 병 직후에 외치거나 하면 당연히 현기증 정도는 날 것이다.
그렇게 내가 기가 막혀 하는 사이에도, 그녀는 강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본다.
이런이런, 상당히 미움받고 있군.
「그다지 떠들지 않는 게 좋아. 너는 방금 전까지 열사병으로 쓰러져 있었어. 조금 더 쉬는 편이 좋아」
「그런 것보다 내 책이나 돌려줘!」
들을려고도 하지 않는다.
뭐, 병 직후에 이만큼 외칠 수 있다면 그만큼 걱정 할 필요도 없겠지만.
애초에 요괴니까, 인간보다 회복력은 높을테고.
「그 이야기는 우선 뒤로 하고, 목욕탕을 데워 났으니까 들어가는 게 좋아. 가볍게 닦아 주긴 했어도 꽤 땀을 흘렸으니까. 몸이 끈적거리잖아?」
「……」
그녀는 아직도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시선으로 째려보고 있었지만, 결국 땀에 의한 불쾌감이 이긴 것인지.
작게 끄덕이며, 목욕탕으로 향해 갔다.
……이런이런, 지금 안에 그녀를 어떻게 구슬릴까 생각해 두지 않으면 안되겠군.
* * *
「후우, 시원해∼」
토키코, 라고 자칭한 소녀는 눈에 보일 정도로 기분 좋은 모습으로 거실로 돌아왔다.
땀을 씻어 낼 수 있었던 것이 기분 좋았을 것이다.
덤으로 과거의 원한도 땀과 함께 흘려 주면 고맙겠지만……그렇게 되진 않겠지.
「물 마실래?」
「아, 응, 부탁해」
우선 물이 들어간 컵을 전해주자, 그녀는 꿀꺽꿀꺽 그것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것을 곁눈질로 바라보면서, 나는 오늘 매입한 직후의 책을 손에 든다.
오늘은 특히 책이 대량이었기 때문에, 잠시동안은 지루 하지 않고 끝날 것 같다.
「아ㅡ앗!」
그런 걸 생각하고 있자, 갑자기 토키코가 언성을 높이며 가까이 다가왔다.
「그건 내 책!」
뭔가 했다만, 뭐야 그런건가.
그녀의 그 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것이었다.
왜냐면, 오늘 내가 매입한 책의 대부분은 그녀가 모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녀 주위에 흩어져 있을 뿐이고, 정말로 그녀가 모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자기 변호해 본다.
하지만, 향후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녀를 화나게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아아, 이건 쓰러져 있던 네 주위에 흩어져 있던 책이야. 네가 일어났을 때 없으면 곤란할테니까, 내가 대신 회수해 뒀어」
「에? 아, 그런거야……?」
내 말이 예상외였던걸까, 그녀는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해 왔다.
이런이런……알고는 있었지만, 그녀는 날 레이무나 마리사의 동류(=도둑)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흠, 그 밖에 뭐가 있다는 거지?」
「아, 아니, 그……죄송합니다……」
내가 추궁하자 토키코는 예상 이상으로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추욱 움츠러드는 그 양상은, 왠지 소동물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무심코 뺨이 느슨해질 것 같게 된다.
그 때문에는 아니지만, 그 이상 나는 그녀를 놀리지 않았다.
이야기의 주도권은 이미 내가 잡고 있으니까,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아, 여기서부터는 단순한 담소가 아니고 상인으로서의 거래 시간이다.
「……토키코, 너에게 잠깐 묻고 싶은 게 있다만 괜찮을까?」
「응? 으, 응, 괜찮아……」
「너는 오늘 책을 모으기 위해 무연총을 방문했어……맞지?」
「아, 응!」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나에게 당황하고 있는 거겠지, 그녀는 침착성을 잃고 당황하는 기색으로 끄덕끄덕 수긍한다.
한편 나는, 이 공간을 자신이 지배한 것 같다는 고양감을 느끼며, 생각보다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그럼 평상시부터 책을 다양하게 모으고 있었다는 거지?」
「응, 집에 돌아가면 여러가지 있다구?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건 당신들이 훔쳐갔지만」
이런이런, 역시 없었던 걸로 해 주지는 않나 보다……뭐, 나도 마리사와 레이무의 외상은 전부 기억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 건에 관해서도 확실하게 흑백을 가려내는 편이 거래를 하는데 있어서 사정이 좋다.
「아니아니, 잠깐 기다려줘. 그건 내가 레이무로부터 몰수한거야. 너에게 돌려주기 위해」
「…………정말~? 하지만, 그 녀석들과는 꽤 사이가 좋아 보였는데?」
내 말에 토키코는 역시 믿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시선을 향해 왔다.
……뭐, 실제로 방금 전에 떠올린 걸 말했을 뿐이지만.
「아니아니, 그것은 착각이야. 어쨌든 그 녀석들은, 멋대로 상품을 가지고 가고 가게를 부수기도 해……. 확실히 그녀들과는 그만한 사이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녀석들은 내 가게를 유린하는 거야. 너처럼 좀 더 책을 읽게 되면, 친한 사이에도 예의가 있다는 말을 알게 되려나?」
「……흐응」
내가 생각해도 혀가 잘 돌아간다 생각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그 증거로, 나를 보는 토키코의 눈동자는 좀전과는 달리, 동정의 색을 진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되돌리지만, 너는 책을 좋아해서 다양하게 모으고 있다……는 거지?」
「끈질기네. 조금 전부터 그렇게 말했잖아 」
흠, 이걸로 전제 조건이 채워졌군.
그러면 슬슬, 본격적으로 상담에 들어가 볼까.
「……여기서 상담이다만, 네가 가지고 있는 책을 나에게 양보해 주지 않겠나?」
「하아!?」
내 제안에, 토키코는 예상대로 경악의 소리를 지른다.
그것도 그렇겠지.
방금 전에 책을 돌려준다고 했던 바로 직후인데, 이번엔 책을 양보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물론, 나라고 공짜로 책을 받을 생각은 없다.
「물론 자네에게도 이익은 있다고? 나도 자네처럼 책을 좋아해서, 다양하게 모으고 있어. 네가 양보해 준 만큼도 포함해서, 만족할 만큼 읽어도 상관없어」
「무……」
내가 내민 조건을 듣고, 반론의 소리가 뚝 그쳤다.
으음……,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한 걸 보니, 아무래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결정하기는 싫은 것 같다.
흠, 좀 더 말해 볼까.
「홍마관과 히에다가는 알고 있지?」
「하에? 홍마관이라면 호수 쪽에 있는 붉은 저택이고……히에다가라는 건 마을의 있는 큰 집이었지? 둘 다 책이 많다고 들었어」
과연 책을 좋아하는 요괴군. 환상향 굴지의 장서량을 자랑하는 그 두 장소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아아, 나는 그 어느 쪽의 관계자와도 친해서 말이야. 네가 바란다면, 책의 열람을 시켜 줄 수 있도록 부탁해볼까 생각하는데」
「읏!?」
흠칫, 하고 순간 토키코의 몸이 작게 떨렸다.
아무래도 효과는 발군인 것 같다.
어쨌든 그 두 장소는 독서가에게 있어서는 성지라고 말해도 좋은 장소다.
거기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 마음의 천칭이 크게 기우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저, 저기 말이야……지금 이야기……정말이야?」
「단언은 할 수 없어. 어디까지나 나는 부탁해 볼 뿐이니까」
하지만, 최근의 히에다가는 원하는 사람에게는 장서를 공개하고 있고, 홍마관도 단칼에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전하자, 토키코는 안심한 것처럼 숨을 내쉰다.
거기서 나는 재차 묻는다.
「어때? 이걸로 거래에 응해 주지 않을래?」
「……………………응」
잠시동안 우물쭈물하더니, 그녀는 끄덕하고 머리를 끄덕였다――거래 성립이다.
그 일에, 나도 가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토키코에 비해 내 이익은 작다.
게다가 그녀가 거절한다면 중요한 책을 15권이나 잃기 때문에, 저수익 고위험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어째서 그런 거래를 했냐하면, 하나는 물론 그녀가 가지고 있는 책을 읽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 이상으로 큰 이유는, 그 책을 그녀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건지 물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령 같은 책이라도, 읽은 사람에 따라서 내용의 해석이 다른 것은 드문 일도 아니다.
서로의 것을 부딪쳐, 승화시킨다는 행위가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즐거운 것이다.
……뭐, 때로는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게 되는 일도 있지만.
「……흠, 슬슬 딱 좋은 시간이야. 이야기도 해결 됬으니, 모처럼이니까 저녘식사라도 먹고 갈래?」
「그래도 돼?」
「모처럼 생긴 고객이야. 이 정도 서비스는 할게」
「응, 그럼 잘 먹을게. 하지만, 맛없으면 용서 않할거야!」
「……선처하지」
* * *
――그로부터 빠르게도 2주일이 지났다.
나와 토키코는 히에다가를 방문하기 위해, 마을을 걷고 있었다.
최근엔 생각보다 요괴가 평범하게 마을에 출입 하도록 되었지만, 낮부터 이렇게 돌아 다니고 있는 건 드물겠지, 주위로부터 다소의 시선을 느낀다.
하지만, 나로서는 키리사메가의 수행 때나 그 이전에 비하면 그다지 굉장한 건 아니었고, 토키코도 이 2주간 몇번이나 마을을 방문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와서 이 정도 시선에 우리들이 신경쓸리 없는 것이다.
「저기말이야 린노스케, 아큐집에 가기 전에 저기 들르지 않을래?」
「응?」
토키코가 가리킨 것은 마을에서도 평판인 찻집으로, 여름 한창인 최근에는 메뉴에 팥빙수가 추가되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호평이다.
그것은 토키코도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마을에 올 때마다 들렀던 것 같다.
뭐 나로서도,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향림당에서 여기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걷고, 그 가게에서 한숨 돌리는 순간이 참을 수 없이 좋다.
그러므로 내가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리도 없어, 오늘도 찻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비어 있는 자리가 없나 점내를 둘러보자――
「「「……아」」」
나와 토키코와, 그리고 지금 팥빙수를 입에 옮기려 하고 있던 아큐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조금 녹은 그것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는 걸보니 아마 멜론일 것이다.
흠, 빙수는 딸기가 기본이다만……그녀와는 이런 점에서 나와 맞지 않다(덧붙여서 토키코는 우지 긴토키파(*1)다).
「아니, 당신의 취향이 뭐든 아무래도 좋습니다만……그렇다기 보단, 향림당씨 꽤 아이 같은 걸 좋아하네요」
「네가 지금 먹고 있는 것도 충분히 아이 같아. ……아아, 합석해도 되니?」
「저는 원래 아이니까 괜찮아요. 아, 잠깐 기다려주세요」
아큐가 안쪽으로 들어가는 걸로 생긴 빈 공간에 토키코가, 그녀들과는 반대쪽에 내가 앉는다.
그리고 딱히 고민하지도 않고 점원에게 주문(당연히 내가 딸기이고 토키코는 우지 긴토키다)을 하자, 재차 나는 눈앞의 소녀를 본다.
「신기하군, 네가 저택에서 나오다니」
「어머, 저라고 해서 언제나 저택 안에서 책만 쓴다는 건 아니라구요? 당신과는 달리」
「호오? 말해두지만 나는 그 나름대로 밖에 나와서 신체를 움직이고 있다만?」
「그렇게 땅바닥에서 주운 물건을 고가로 팔고 있는 거에요? 좋겠네요 폭리라서」
「아니아니, 그렇게 능숙하게 가진 않아. 멋대로 가지고 가는 녀석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무개씨가 내 가게를 혹평 해준 덕분에 평범한 손님이 제법 오지 않게 됬어」
「누구일까요―? 그렇게 심한 짓을 한 사람은―?」
「…………변함 없이 사이가 좋네, 린노스케와 아큐는」
그런 실로 온화한 담소를 하고 있는 동안에, 주문했던 팥빙수 2개가 도착한다.
거기서 일단 우리들은 이야기를 멈추고 각각의 사냥감을 먹어치워 간다.
가루로 부수어진 얼음 산에 스푼을 찌른다.
스푼은 아무 저항도 없이 딸기 시럽이 뿌려져 붉게 물든 그 경계선을 퍼, 그것을 그대로 입에 옮긴다.
입을 움직일 때마다 샤각샤각하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그것은, 입안에 시럽과 절묘하게 섞여 딱 좋은 달콤함이 되었다.
「……응, 변함 없이 여기 건 맛있어」
「그렇죠―. 특히 멜론이 훌륭합니다」
「그래? 좀 먹어봐도 돼?」
「네 상관없어요. 그 대신 우지 긴토키를 받아 갈게요」
「부디―. ……으음―, 정말 맛있다」
「이것도 좋네요―. 다음에 올 때 부탁해 볼까요?」
서로의 팥빙수를 교환하는 그 모습은, 마치 사이 좋은 자매처럼 보인다.
만난지 아직 2주도 지나지 않았지만, 책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일까, 둘이 사이가 좋아지기까지 시간은 그다지 걸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인간과 요괴라는 종족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응? 왜 그러시나요 향림당씨?」
「린노스케도 먹고 싶은거야―? 자, 아앙」
내 시선을 어떻게 착각한 것인지, 토키코가 자신의 팥빙수를 스푼으로 떠 쑥 내밀어 왔다.
그것을 손으로 넌지시 거절하고……그리고 나는 나머지 팥빙수를 단번에 긁어 모았다.
「「아―앗!?」」
서투르게 주고 받거나 하면, 그걸 기회로 전부 가져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평상시부터 어딘가의 홍백이나 흑백의 약탈을 받고 있었으므로, 이 정도의 위기감지는 가벼운 것이다.
토키코와 아큐의 원망스러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나는 승자의 미소로 돌려주었다.
* * *
「……이런 이런, 상당히 늦어 버렸군」
팥빙수를 모두 평정하고 나서 더욱 사반각(=약30분), 우리들은 찻집에 계속 눌러 앉고 있다가 히에다의 저택에 간신히 도착했을 무렵에는 하늘이 완전히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자아자아, 맛있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었으니까 상관없잖아요」
「자네말이야... 마을에 집이 있는 너는 괜찮겠지만, 우리들은 그렇지도 않다고?」
팥빙수만 먹고 돌아가는 것도 좀 그러니까, 이렇게 아큐를 따라 온 것이지만…….
원래 그럴 생각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래서는 변변히 책을 읽을 시간도 없을 것 같다.
「자아자아, 그럼 집에 자고 가면 되잖아요. 그럼 책을 읽을 시간도 느긋하게 잡힌다구요?」
「정말!?」
흠, 확실히 그렇다면 돌아갈 시간을 신경쓰지 않고 여기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겠지만…….
토키코도 그녀의 제안에 기쁜듯이 눈동자를 빛내고 있고……이번엔 그 호의에 응석부려 볼까.
그 취지를 전하자, 아큐도 방긋하고 웃었다.
「린노스케―뭐 읽고 있어?」
그런 소리와 함께, 등뒤에 중량감을 느낀 것은 날이 곧 바뀔쯤의 일이었다.
딱 좋았을 때였건만……어느 정도 토키코가 가볍다고는 할 수 있지만 독서에 방해가 된 것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조금 눈을 치켜뜨고 뒤돌아 보지만, 그녀는 전혀 신경쓰는 모습 없이 내 수중의 책을 들여다 보려고 기를 쓰고 있었다.
아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이 나는 그녀에게 설명을 해 준다.
「이건 선대의……히에다 아야가 쓴 환상향녹기야」
「아야? 가끔 오는 그 텐구?」
「아니, 그거랑은 달라. 뭐, 아큐의 선조님……같은 거려나」
엄밀하게 말하면 다르지만, 그것을 토키코에게 말해도 어쩔 수 없다.
사실은 설명해도 괜찮겠지만, 지금의 그녀의 흥미는 책의 내용에 있는 것 같아서, 들은체 만체 할 가능성이 크다.
듣는 사람이 없는 강연만큼 허무한 것은 없다.
「흐응……. 그래서, 어떤 게 쓰여 있는데?」
「아큐가 쓴 지금 대의 녀석은 읽은 적 있지?」
「……그러고 보니, 전에 린노스케가 실려 있는 책을 본 것 같아」
……말해지고 나서 생각났다.
거기에는 왠지 나도 실려 있었지――그것도 영웅전 항목에.
「그것과 기본적으로 같아. 위험하기도 하고 이름이 알려져 있는 요괴를 중심으로 한, 환상향의 종합 자료집이야」
그렇다고는 하지만, 선대 시대에는 환상향의 내외 양쪽 모두 요괴 세력이 약해져, 어느 의미로는 지금보다 위험하지 않았지만.
뭐, 이 시기에는 하쿠레이대결계가 생기고, 현재의 환상향이 만들어 졌으므로, 환상향의 역사를 배우는데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자료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옛날의 환상향녹기는 문장이 딱딱하고 사무적이다(게다가 그림도 솔직히 잘 그리지 못했다).
선대가 성실했던 것 뿐인건지, 그렇지 않으면 지금 대가 삐뚤어져 있는 것 뿐인건지……후자일 것이다, 틀림없다.
「헤에―. ……그럼, 나도 이변이라든가 일으키면 여기에 실리는 걸까?」
「지금의 넌 즉석에서 레이무와 마리사에게 때려 잡히고 끝이야. ……뭐, 다음 환상향녹기까지 백년 이상 남았어. 느긋하게 하면 돼」
「――둘 다 무슨 흉계를 꾸미고 있는 건가요?」
「와햣―!?」
「우극!?」
기색도 없이 갑자기 들려온 아큐의 목소리에, 토키코가 놀라 내게 꽉 매달려 왔다.
그러나 그녀의 팔이 내 목덜미를, 요괴의 완력으로 조르면……수, 숨이…….
「……저어, 향림당씨 안색이 파랗게 되는데요……?」
「와, 리, 린노스케―엣!?」
서둘러 토키코가 팔을 풀어주어도 때는 이미 늦었다.
내 의식은 육체라는 우리로부터 해방돼 지금 정말로 피안의 저 편으로――
……
…………
……………………
「――죽는줄 알았어」
그것보다, 확실히 한번 죽었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벌떡 신체를 일으키자, 갑자기 복부에 강렬한 충격이 와서, 다시 나는 위를 향해 쓰러졌다.
무슨 일인가 봐보니, 거기에는 나를 저 세상 일보직전까지 이끌어 준 원흉이 있었다――이놈~, 처리하지 못했으니까 급소를 찌르려고 생각한거냐.
「아니, 토키코짱이 그런 짓을 할 리 없잖아요. ……아직도 잠에 취했나요?」
「알고 있어, 농담이야. ……우선, 신경쓰지 않으니까 내 위에서 물러나 주지 않겠어?」
「아, 미안 ……괜찮아?」
「딱히 문제는 없어」
탁탁, 하고 가볍게 머리를 두드리자, 토키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로부터 신체를 떼어 놓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잘도 무사했네요. 어떻게 여기로 돌아왔습니까?」
「아니, 삼도천을 건너기 직전에 사신이「오늘은 이미 근무시간 끝났으니 돌아가 주지 않겠어?」라고……」
「……다행이네요. 농땡이 사신이라」
정말이다.
……그것보다, 근무시간이 있는 건가 사신도.
「하지만, 향림당씨도 상당히 튼튼하네요. 그거, 보통 인간이라면 확실히 저세상행이었다구요?」
「뭐, 나도 반은 요괴고. 아무개씨가「몸은 강하지 않다」고 말해주었으니까, 나를 빈약하다고 착각 하는 녀석들도 있겠지만 말이야」
「누구일까요―? 그렇게 심한 짓을 한 사람은―?」
「조금도 틀리지 않은 대사를 낮에도 들은 것 같다만?」
「기분 탓이에요」
아휴, 변함 없이 입만 산 아가씨이다.
전생 하는 걸로 천년 가깝게 살아 온 것은 겉멋이 아니라는 것이다.
「뭐, 이렇게 우리들 요괴와 관계된 사람이 거리낌 없이 마을에 출입 할 수 있게 된 건, 네 덕분이기도 하지만」
「? 그런거야?」
멍하니 내 얼굴을 올려봐 오는 토키코에게, 수긍해 준다.
만약 옛날처럼 인간과 요괴의 관계가 살벌했다면, 나는 그렇다 치고 토키코는 마을에 들어올 수 조차 없었을 것이다.
나도 키리사메 도구점에서의 수행 무렵에는 상당히 고생했기 때문에.
「아니요, 저는 다만 책을 쓴 것 뿐이예요. 게다가, 마을이 요괴에 너그롭게 된 것은 케이네씨가 서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 케이네에게 교재를 제공하고 있는 건 너잖아? 그렇다면, 너도 요괴에 대한 의식 개혁에 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틀림없어」
「흐응. ……뭔진 잘 모르겠지만, 아큐는 굉장하네」
부정하는 아큐였지만, 토키코가 띄우는 솔직한 존경의 감정에 어딘가 곤란한 것 같은, 그래서 더욱 낯간지러운 것 같은 미소를 띄운다.
이런이런, 그렇게 까지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을텐데.
정신을 핵으로 하는 요괴는 인간으로부터 인식되는 것으로 그 존재를 이룬다.
인식된다는 것은 어떠한 감정을 안는다는 일이며, 요괴가 인간을 덮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공포〃라는 인간이 가진 감정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감정을 이식하는 것으로, 자기의 존재를 확립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아큐가 환상향녹기에 요괴에 대해 써서 그 히에다의 자료를 교재로서 사용하는 케이네에 의해 마을의 인간들에게 전해진 일로 그 모습도 조금씩 변해갔다.
아큐의 책이 전대와는 다르게 쓰는 일도 있어서, 읽은 사람은 요괴에 대해서 공포 이외의 감정도 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설령 요괴가 공포의 상징이 아니게 되어도, 그 존재를 유지할 수가 있다.
「이번 환상향녹기 집필시에, 요괴 측에서의 어필이 있던 것은 요괴의 처세술이었다……는 건가요?」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요괴에게 있어서 ˝알려진다는 것〃은˝존재한다는〃것과 동일하니까」
뭐, 그런 타산 따윈 전혀 없는 녀석들이 대부분 실려 있지만.
「요컨데, 아큐는 우리들 요괴의 운명을 잡고 있다는 거지? 우와―……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 더 굉장하네, 아큐는」
「뭐 그런거지. 토키코도 지금부터 아양을 떨어두는게 좋아. 다음 환상향녹기에 보다 자세하게 써 줄지도 모르니까」
「응, 알았어!」
「어이어이, 무슨 엉뚱한 말을 불어 넣는 건가요. 토키코짱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말라구!?」
바로 그때 장난치기 시작한 토키코에게, 아큐도 서둘러 좁은 서고 안을 뛰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밤 중에 갑자기 발발한 그 술래잡기는, 소란스러움에 눈을 뜬 사용인에게 설교를 듣게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근데, 어째서 나까지」
「애초에, 향림당씨가 소란의 원인이었잖아요」
「그래, 린노스케만 도망치게 둘 수는 없어!」
「셋 다 제대로 듣고 있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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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녹차가루를 넣은 팥빙수
생각해보면 웹코믹 말고 토키코 팬픽은 그다지 못본 것 같다는...
[출처] 竜のねぐ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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